'아이러브 뉴욕'(I ♥ NY) 로고를 만든 미국 그래픽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가 91세 생일인 지난 26일 뇌졸중으로 별세했다.
'아이러브 뉴욕'(I ♥ NY) 로고는 1997년 여행 장려 캠페인으로 탄생했으며, 이후 전 세계로 널리 알려지며 역사상 가장 자주 모사되는 로고로 꼽힌다.
글레이저는 "사소하고 별 것 아닌 아이디어에서 이런 엄청난 반향이 일어났다는 점에 매우 놀랐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밥 딜런의 유명 포스터를 제작하기도 했으며, 뉴욕 매거진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글레이저의 부인 셜리가 미국 뉴욕타임스에 밝힌 남편의 사망 원인은 뇌졸중이었다.
사진 출처, AFP
글레이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예술훈장을 받았다.
1929년 미국 뉴욕시 브롱크스에서 태어난 그는 맨하튼의 쿠퍼유니언 대학을 졸업했으며 이탈리아에서 미술을 공부하기도 했다.
1954년 글레이저는 쿠퍼유니언 동문들과 함께 '푸시핀 스튜디오(Push Pin Studios)'를 설립했다. 아르누보에서부터 중국 수묵화, 독일 목판화, 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얻은 영감을 통해 상업 예술에 새로운 비주얼 언어를 제시하는 데 역할을 했다.
그가 제작한 밥 딜런의 포스터는 마스셀 뒤샹의 초상화를 기반으로 뮤지션의 실루엣을 표현했는데, 특히 이슬람 예술에서 차용한 방식으로 머리카락에 밝은 색을 입혔다. 이 포스터는 600만 장이 팔린 밥 딜런의 1967년 앨범에 포함됐다.
사진 출처, Michael Ochs Archives/Getty Images
밥 딜런의 포스터는 마르셀 뒤샹의 작품과 이슬람 예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1968년 글레이저는 뉴욕매거진을 공동 창립하고 디자인 책임자로 9년간 일했다.
뉴욕매거진은 그의 부고 기사에서 "그는 영원히 남녀 동료들로 구성된 작은 팀의 일원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그는 60년대 후반 신문에서 뉴욕을 끄집어내 미국의 훌륭한 매거진으로 탈바꿈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1974년엔 디자인 회사 '밀턴 글레이저'를 설립했다.
3년 후, 그는 범죄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던 뉴욕시의 여행 산업 부흥을 돕기 위해 'I ♥ NY' 로고를 무상으로 양도했다. 그는 택시 안에서 빨간 크레용으로 봉투에 낙서를 하다 로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는데, 최초의 스케치는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남아 있다.
글레이저는 2018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인생의 묘미 중 하나일 것"이라며 "이 작고 어리석은 낙서 하나가 20세기 가장 널리 퍼진 그림 중 하나가 될지 누가 알았겠냐"고 말했다.
9.11 테러가 발생하자 글레이저는 'I ♥ NY' 로고에 '어느 때보다 더(MORE THAN EVER)'라는 문구를 추가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9.11 테러 이후 'I ♥ NY' 로고에는 '어느 때보다 더(MORE THAN EVER)'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글레이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원조기금 상징과 포스터를 디자인했으며, 이 밖에도 브루클린 양조장 로고와 '매드맨(Mad Men)'의 마지막 시리즈 광고 작업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그는 쿠퍼 휴이트 디자인 박물관에서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에는 국가예술훈장을 받기도 했다.
June 29, 2020 at 07:5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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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 NY' 로고 만든 밀턴 글레이저 91세로 별세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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