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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절친이 묻고 절친이 답한다 ⑨ 박재현이 전준범에게 “우리 그때 고려대 가기로 했는데” -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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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박재현(29, 183cm)과 전준범(29, 195cm)은 20년 지기 절친이다. 박재현이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때 전준범 이 다니던 삼선초로 잠시 농구를 하러 왔던 게 계기였다. 서로 다른 중학교로 진학하며 잠시 엇갈렸지만 경복고 에서 다시 만나며 우정을 이어갔다. 박재현과 전준범은 2009년 연맹회장기, 대통령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 며 경복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박재현이 고려대, 전준범은 연세대로 가게 되면서 이들의 동행은 막을 내렸다. 프로 입성 후에도 두 선수는 사석에서 꾸준히 만 나며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그 우정의 깊이를 알아보기 위해 박재현에게 전준범을 위한 질문을 부탁했다. 과연 절친은 어떤 질문을 준비했을지, 그리고 전준범은 그런 친구의 성의(?)가 담긴 질문에 어떤 답을 했을지, 의도치 않게 추억팔이가 된 인터뷰를 함께 확인해보자.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8월호에 개제된 기사입니다.

재현 너와 내가 친구가 된지 어느덧 20년이란 시간이 됐는데, 그동안 본 박재현은 어떤 친구였어?
준범
어릴 때부터 봤지만 너는 하고자 하는 게 있으면 그걸 꼭 달성했던 것 같아. 초등학교 6학년 때 마산에서 살던 네가 겨울방학때 삼선초로 운돌을 하러 오면서 나와 친해졌잖아? 결과적으로 같은 중학교에 같이 가지는 못했지만 그때 함께 운동하고, 생활하면서 보니 네가 정말 남자답더라고. 그리고 카리스마도 있었어. 다행히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너와 같은 팀에서 뛸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어. 그러면서 우리가 더 친해졌지.

재현 네가 KBL을 대표하는 슈터지만, 내가 본 너의 최고의 장기는 ‘피자배달’(레이업 자세가 손에 피자 한 판을 올려두고 하는 것처럼 보여서)이었는데 요즘은 왜 잘 안 보여주는 거야? 설마 비장의 무기라서 숨기고 있는 거야?
준범
하하. 피자배달. 학창시절 내 별명이었지. 그때는 내가 신장이 크니까 레이업 올라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서 자주 할 수가 있었어. 그런데 대학교에 진학하고, 프로에 오면서 나보다 신장 좋은 선수들이 많고, 또 프로에는 외국선‘수도 있어서 레이업 보다는 나만의 장기인 슛을 더 살리려고 한 거야. 이번 시즌 (고양) 오리온과 맞붙을 때 속공 상황에서 네가 앞에 있으면 오랜만에 한 번 보여줄게(웃음).

재현 이번 질문은 이렇게만 말해도 알 거 같은데? 철없던 우리의 그 시절 고고헤어, PC방, 곱창, 찜질방, CGV, 갈매기살 기억나지?
준범 하하하(한참을 웃은 뒤) 당연히 기억하지.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통령기 대회를 앞두고 나, 너, 그리고 (김)동욱(전 SK)이 까지 셋이서 도망갔던 에피소드잖아. (기자에게) 이건 제가 설명을 해드릴게요. 그때 저희 셋이 머리가 좀 길었는데 코치님께서 짧게 깎고 오라고 하시는 거예요. 어린 마음에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무작정 학교에서 도망쳐 나왔어요. 그리고 ‘고고헤어’라는 미용실에서 가서 그 당시 유행하던 샤기컷으로 머리를 자르고, 배가 고파서 곱창을 먹었죠. 이후 밤이 됐는데 잘 곳이 없으니까 찜질방에 가서 잤어요. 5일 정도 밖에 있었던 것 같은데 라이벌 용산고에 가서 구경도 하고, CGV 가서 영화도 보고 지금 생각해보니 진짜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렇게 밖에 있던 와중에 동욱이 아버님이 얼굴 보고 대화 좀 하자고 연락이 오셔서 만났는데 고기를 사주시더라고요. 그때 동욱이 아버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나서 다음날 다시 농구를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머리를 짧게 자르고 학교로 돌아갔어요.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기 대회에 나갔는데 결승전에서 용산고를 꺾고 정말 어렵게 우승을 했어 요. 우승하고 나서 정말 많이 울었죠. 아무래도 앞선 과정이 있어서 더 감정이 북 받쳐 올랐던 것 같아요. 요즘도 (박)재현이, 동욱이와 1년에 한 두 번씩 만나는데 이 에피소드가 술안주로 많이 사용되곤 해요.  

재현 고교 시절을 알차게 보내고 기쁨 마음으로 너, 나, 동욱이 셋이서 부산으로 여행을 갔었잖아? 그날 나 혼자 숙소에 재워두고 둘이서 밤새 어디 있다가 온 거 야? 아침에 눈떠보니 아무도 없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어.
준범 아침까진 아니고 새벽에 돌아왔었지. 해운대에서 해수욕 하면서 재밌게 놀고, 숙소에 들어왔는데 저녁에 네가 피곤하다고 일찍 잠들었잖아. 나와 동욱 이는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싶어서 너를 깨웠는데 네가 우리끼리 다녀오라고 그랬어. 그래서 동욱이와 바닷가에 앉아서 많은 대화를 나눴지. 지나온 학창시절 이야기도 하고, 또 그때 대학교 진학을 결정해야 되는 시기라서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서 새벽에 들어가게 된 거야.

재현 대학교 이야기가 나와서 묻는 건데 분명히 나와 함께 고려대를 가기로 해 놓고 왜 갑자기 연세대로 방향을 바꾼 거야?
준범 나도 너와 같은 대학교에 가고 싶었어. 원래 동욱이까지 함께 고려대를 가기로 했잖아? 근데 사실 나는 꿈이 연세대에 가는 거였어. 어릴 때부터 대학 농 구를 봤는데 그 당시 연세대의 방성윤(은퇴), 김동우(SPOTV 해설위원) 선배님 이 뛰는 게 너무 멋있더라고. 그걸 보면서 연세대에 가고 싶다는 꿈을 꿨어. 그 렇게 나는 연세대를 갔고, 동욱이는 많이 뛸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며 동국대 를 선택했지. 대학교 가서도 같은 팀에서 뛰고 싶었는데 뿔뿔이 흩어지는 바람 에 아쉬웠던 기억이 나.

재현 김치와 야채는 죽어도 안 먹는 친구가 왜 라면은 김치라면만 먹는 거야?
준범 하, 이건 네가 오해를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모든 라면을 다 좋아해.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꼭 내가 김치라면 먹을 때만 네가 나타나더라고. 그래서 내가 김치라면만 먹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아. 나 다른 라면도 즐겨 먹어(웃음).

점프볼 김치를 먹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준범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김치가 몸에 맞지 않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먹으면 다 토해내고 그래서 먹이지 않으셨던 게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아요. 사실 김치라면에 있는 건더기 스프도 안 먹어요(웃음). 되도록 피해서 먹습니다. 저랑 똑같은 농구선수 한 명 더 있잖아요(웃음). 최준용(SK). (최)준용이가 후배 로 경복고에 들어와서 같이 김치라면을 처음 먹었는데 저랑 똑같이 건더기 스 프는 골라내고 먹더라고요. 나 말고 이렇게 먹는 사람이 또 있다는 사실에 깜 짝 놀랐어요.  

재현 우리가 나이는 서른이지만 늘 철없게 살아온 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 10년 뒤 네 모습은 어떨 것 같아?
준범 10년 뒤면 마흔이네. 농구를 계속 하고 있거나 은퇴해서 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 아직 은퇴 후 계획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농구를 계속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 현재 (오)용준(KT)이 형이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계시잖아? 그걸 보면서 요즘 나도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

재현 곧 새 시즌이 다가오는데 이번 시즌에는 어떤 전준범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그리고 이번 시즌 목표는 뭐야?
준범 새로운 면보다는 내가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을 계속 똑같이 보여드리고 싶어. 내 포지션이 슈터고, 팬들이 기대하시는 플레이도 슛이니까. 나도 슈터의 면모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싶지. 또 비시즌에 팀에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와서 훈련 분위기가 굉장히 좋거든. 새로운 동료들이 다들 농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라 이번 시즌에는 팬들이 좋아하는 농구를 보여드리고, 팬들이 원하는 성적으로 보답해드리는 게 목표야.

재현 내가 결혼해서 예쁘게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럽지 않아? 이제 너도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것 같은데 언제 좋은 소식 들려줄 거야?
준범 그러고 보니 동욱이가 최근에 결혼해서 이제 셋 중에 나만 남았네. 우리 중 네가 가장 일찍 결혼했는데 아기 낳고 예쁘게 잘 사는 거 보니까 보기 좋더라고. 나도 때가 되면 하지 않을까 싶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 특히 군대를 다녀오니까 결혼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 나이가 서른인데 계속 한 해씩 넘어가다가 시기를 놓치면 안 되니까 그 전에는 꼭 하고 싶어.

재현 마지막은 질문보다 너의 마음을 듣고 싶어. 전준범이 친구 박재현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준범 내가 상무에 있던 2018-2019시즌에 네가 오랜만에 경기에서 많이 뛰는 걸 봤어. 네가 학창시절에는 농구를 엄청 잘했는데 프로 와서 부상을 자주 당하면서 슬럼프가 왔잖아? 그리고 자신감도 없어보였는데 그 경기에서는 자신감 가지고 잘 하더라고. 또 오랜만에 친구가 많이 뛰는 걸 보니 내 기분이 좋았어. 지난 시즌에 부상 때문에 한 경기도 뛰지 못했는데 부상 신경 쓰지 말고 항상 자신 있게 플레이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번 비시즌에 준비 잘해서 새 시즌에 다치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주길 응원할게 친구야

사진_ 문복주, 홍기웅 기자, 오리온 농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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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30, 2020 at 12:5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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