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한줄기 해란강은…”이라는 노래였다. ‘선구자(先驅者)’라는 노래였다.
정보 당국은 긴장했다. 대학생들이 난데없이 ‘선구자’를 부른 이유를 따져봤다.
정보 당국은 우선 가사에 나오는 ‘불온한 단어’부터 하나씩 분석했다. ‘일송정’, ‘해란강’, ‘선구자’, ‘용두레’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유추했다.
‘중공(中共)’ 치하인 만주 벌판에 있는 지명이 나오니까 혹시 시위대가 용공(容共)세력이 아닐까 해석하기도 했다. 여차하면 ‘빨갱이’로 몰아버릴 당시였으니 그럴 만했다. 정보 당국은 대학생 시위대가 외치는 ‘선구자’를 들을 때마다 신경을 곤두세웠다.
명분만큼은 그럴 듯했다. ‘건전 가요 육성’이었다. 금지 사유는 한결같았다. 가사가 퇴폐하고 창법이 저속하거나 사회 불신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는 상투적인 얘기였다.
요즈음은 군사정권 같은 무지막지한 탄압은 없다. 그래도 약간은 있다.
소위 ‘19금(禁) 판정’이다. 노래 가사에 ‘술’ 등 ‘못된 단어’가 들어 있으면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낙인찍는다는 것이다. 음반에 ‘19세 미만 판매금지’ 딱지를 붙여야 하고, 밤 10시 이전에는 방송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아예 ‘연예인 자체’를 금지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고 있었다. 방송 진행자인 MC를 교체해버리는 것이다. 주로 정권이 바뀌면 그런 MC가 등장하고 있었다. ‘미운털’이 박힌 MC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K팝은 세계를 잡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방탄소년단(BTS) 전문 매거진’이 창간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스프레아’라는 잡지 발행회사가 지난달 ‘BTS’라는 잡지를 창간했다는 것이다. 창간호는 80여 쪽 분량의 전면 컬러판으로 BTS의 각종 사진과 인터뷰 기사 등으로 채워졌다고 한다.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특정 가수 또는 그룹에 특화된 전문 매거진이 만들어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보도다. 이탈리아에도 BTS 팬인 ‘아미’가 상당히 많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이탈리아의 ‘아미’는 BTS의 공연을 추진해달라는 서명 운동을 벌일 정도로 열정적이라고 했다. ‘BTS의 위력’이 아닐 수 없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July 31, 2020 at 10:10PM
https://ift.tt/3hVXpDx
[G 칼럼] 이탈리아의 'BTS 전문 매거진' - 글로벌이코노믹
https://ift.tt/2MUTrxF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G 칼럼] 이탈리아의 'BTS 전문 매거진' - 글로벌이코노믹"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