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주호영 한국당 의원 다음으로 연단에 올랐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시50분부터 오전 6시22분까지 약 4시간31분 동안 발언했다. 일반적으로 필리버스터는 특정 안건에 반대하는 당이 채택하는 의사진행 방해 카드다. 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안 취지를 국민 앞에 바로 알리겠다"며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김 의원은 '4+1'협의체에서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발언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국회에서 유일한 권력은 과반수다. 여야 교섭단체 합의는 국회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한국당 의원들이 착각하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4+1'이라고 하지 말고 '과반수 연합'이라고 보도해달라. 한국당 의원들이 이 의미를 잘 파악 못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에 합의하지 않은 것에도 김 의원은 "한국당은 지금 기득권도 아니고, 과반수도 아니"라며 "그 알량한 TK(대구경북) 기득권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거법이 개혁되지 않은 것은 한국당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에 대해 "광화문에서 데모만 하지 말고 국회로 돌아와 국회를 바꾸기 위해 같이 머리를 맞대자"며 "(한국당) 여러분이 로텐더홀 집회한다고, 국회 앞에서 폭력적으로 한풀이한다고 해서 해결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발언 중간 화장실을 이용하는 문제로 한국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도 연출됐다. 4시간 가까이 발언을 이어가던 김 의원이 오전 5시48분쯤 "지난번에는 화장실을 허락해줬다고 한다"며 문 의장에 동의를 구하고 화장실을 다녀오자 한국당이 항의에 나섰다. 문 의장은 한국당의 항의에 "반말하지 말라. 의장이다"라며 "의장을 모독하면 스스로 국회 모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3분여 뒤 돌아와 발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오전 6시22분쯤 "21대 국회에서 다시 한번 정치 개혁의 방아쇠, 몸부림 논의와 민주적 합의가 가능한 국회를 만드는데 우리 국회가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야 한다"고 발언하고 토론을 마쳤다.
김 의원 다음 필리버스터 주자로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올라왔다. 권 의원의 발언이 끝나면 최인호 민주당 의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전희경 한국당 의원, 기동민 민주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2019-12-23 23:13:3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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